창립기념일선물 적정한 가격은?

창립기념일선물 적정한 가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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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로즈는, 빵과 장미 둘 다 원했습니다. 그래서 둘은 남자들만 있는 노동조합에 최초로 가입했고 그때부터 3월 8일은, 전혀 새로운 세계를 위한 날이 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여성운동가 세레나 발리스타가 글을 쓰고,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소니아 마리아 루체 포센티니가 그림을 그린 '천 장의 블라우스를 만들기 위해'(이온서가)는 잊힌 여성 노동운동사의 기억을 되살린 그림책이다. 여성 노동자들에게 빵과 장미를 선물하는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세계 여성의 날)의 기원을 찾아 나선다.

책은 1911년 3월 25일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발생한 '트라이앵글 셔츠웨이스트 공장' 화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단 18분 만에 129명이 여성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참사로, 희생자 대부분이 이탈리아와 동유럽 출신의 젊은 여성 이민자들이었다.

탈출구가 막힌 불길 속에서 창문으로 몸을 던져야 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끔찍한 비극은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고, 이후 여성 노동운동의 대전환을 이끈 촉매가 됐다.

이번 산문집은 원래 ‘집에 가는 길’(문예마당)이란 제목으로 출간됐었다. 이후 2005년 ‘이제야 보이네’(황소자리)로 개정판을 냈고, 다시 20년 만에 새 글 8편과 그림 20점을 더해 펴냈다. 30년의 세월을 관통한 산문집은 취업을 걱정하던 청춘기부터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담은 장년기까지 일상에서 느낀 삶의 소중함이 오롯이 담겼다.

“예전 원고들을 정리하다 보니 지나온 청춘이 선명하게 떠올랐어요. 나도 까맣게 잊고 있던 옛 모습을 다시 알게 돼 반가웠죠, 하하.”

가수와 배우 등 여러 방면으로 활동하는 김창완은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닮고 싶은 어른’ 중 한 명으로 자주 거론된다. 2023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보여준 69세 가수의 깊은 내공에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지난해 책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웅진지식하우스)도 “매일 만들어지는 불완전한 동그라미 같은 하루도 아름답다”며 청춘을 위로했다.

“그렇게 불린다고 해서 정말 그런 사람이 된 것은 아니에요. 다만 할 수 있는 위로를 하려고 노력하는 거죠.”

그는 “위로와 격려에 목말라 있는 청춘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그들의 결핍이 때론 희망의 씨앗이 되고, 인간의 근본을 파고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개정판에 새로 실린 시 ‘내 노래’를 보면, 반세기를 가수로 살아온 그의 음악에 대한 애틋함이 절절하다. ‘50년 동안 부른 남루한 노래/소매가 나달나달하고 단추가 떨어지고 … 그걸로 애도 키우고/그걸로 봉양도 하던/남의 얘기 같은 내 노래.’

김창완은 “내 옛 노래를 부르다 보면 가끔 ‘이미 남루해진 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며 “그 노래를 남루하지 않게 부르려고 하는 데 의미가 있지 않겠냐”고 했다.

발리스타는 이 사건을 단순한 '역사적 재현'이 아니라 '기억의 복원'으로 풀어낸다. 여성 노동자들이 만들어야 했던 한 벌의 블라우스가 화재 목격자가 돼 당시 여성 노동자들의 삶과 연대, 비극을 증언한다.

실존 인물인 '로즈'라는 이름의 두 여성 노동자의 이야기도 인상 깊다. 동명인 두 사람은 먼 타국에서 서로에게 유일한 가족이 되어주었고, 트라이앵글 셔츠웨이스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결정적 증언에도 함께 앞장섰다. 1908년 3월 8일 남성 중심의 노동조합에 여성으로서 최초로 가입해 목소리를 낸 이들의 용기는 여성 노동운동의 시발점으로 기록돼 100년이 넘도록 기념되고 있다.

책의 한 축을 담당하는 포센티니의 그림도 흑백의 강렬한 명암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화려함보다 절제된 선으로 독자의 마음을 강하게 붙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픽 노블'과 '일러스트북'을 결합한 독특한 형식을 앞세운 책은 최근 아동도서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2025년 볼로냐 라가치상'에서 대상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한국 영화만 봐도 수준이 워낙 높아서 프랑스에서 만드는 영화로는 범접할 수 없습니다. 영화를 그만둔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웃음).”

24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here 만난 프랑스 작가 장바티스트 앙드레아(54·사진)는 시종일관 유쾌했다. 영화감독 출신이나 2017년 소설가로 데뷔한 그는 8년 동안 프랑스에서만 문학상 19개를 휩쓸었다. 20일 국내 출간된 소설 ‘그녀를 지키다’(열린책들)는 2023년 그에게 프랑스 최고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그녀를…’은 이탈리아 사크라 수도원을 배경으로 왜소증을 타고난 천재 석공예가 ‘미모’와 아름다운 소녀 ‘비올라’의 우정을 그린 작품. 무솔리니 치하에서 파시즘이 득세하던 상황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앙드레아는 “최근 파시즘이 다시 범람하고 있지만, 독재 정권의 득세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책을 통해 ‘어쩔 수 없이’ 같은 건 없다고, 힘은 우리 시민들 손에 있다고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앙드레아는 현대 예술가의 지위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유럽에선 예술가 다수가 빈곤에 시달린다는 보고서가 나왔다”며 “성공한 예술가는 아이돌화되고, 성공하지 못한 예술가는 투명인간처럼 지내게 된다”고 했다.

“공원 벤치에 노숙자가 앉아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 사람이 알고 보니 억만장자였다면 달리 보이겠죠. 제가 공쿠르상을 받은 전후로 느낀 것도 비슷합니다. 갑자기 세상이 알아주는 존재가 됐다는 점에서요. 예술가가 아직 벤치에 앉은 노숙자 상태일 때부터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번 소설을 두고 “모든 등장인물이 저의 분신이고, 인정(認定)을 위해 투쟁하는 존재들”이라며 “스스로를 의심하는 자신과 싸우고 있는 분들에게 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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